강아지를 키우다 보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닥부터 확인하게 되는 날이 있습니다.
저희 집 비숑은 유독 아침 공복토를 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밤에 잠을 자고 다음 날 아침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는 시간이 길어지면 가끔 노란색이나 거품이 섞인 토를 해놓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나마 바로 발견하면 치워주면 되는데 개인적으로 더 마음이 아팠던 것은 토한 흔적만 남아 있을 때였습니다.
분명 바닥에는 흔적이 있는데 토사물은 없습니다.
설마 다시 먹은 건가?
정확히 보지 못했으니 알 수는 없지만 그런 생각이 들면 아침부터 괜히 미안해집니다.
저희 집에서는 말티즈에게 이런 증상이 거의 없었는데 유독 비숑에게 공복토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방법을 바꿔봤고 현재는 예전보다 공복토를 거의 하지 않게 됐습니다.
자기 전에 사료를 조금 더 줘봤습니다
처음 생각했던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공복 시간이 길어서 그런 것 같으니 자기 전에 먹을 것을 조금 더 주면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야간에 사료를 한 번 더 주기도 했습니다. 간식도 줬습니다.
확실히 매일 공복토를 하는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효과가 있는지 판단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며칠 괜찮다가 어느 날 다시 아침에 흔적을 발견하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결국 밤에 한 번 더 챙겨주는 것만으로는 저희 생활패턴에서 꾸준하게 관리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야간에 뭔가 간식을 추가로 먹어야하는 루틴이 생기는거 같아서 멈췄습니다.
자동급식기도 사용해 봤습니다
다음으로 사용한 것이 자동급식기였습니다.
시간을 설정해 놓으면 알아서 사료가 나오니 밤이나 새벽에 조금씩 먹을 수 있게 해주면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비숑이 아니라 같이 살던 말티즈였습니다.
저희 말티즈는 정말 사료를 좋아했습니다.
자율급식은 꿈도 꾸기 어려울 정도로 사료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처럼 보이는 아이였습니다.
자동급식기에서 사료가 나오면 말티즈가 먼저 가서 먹었습니다.
그리고 비숑은 뒤에서 구경하며 대기합니다.
비숑의 공복 시간을 줄여주려고 산 자동급식기인데 정작 말티즈가 먹고 있으니 목적과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 와중에 말티즈는 살이 쪘습니다.
결국 자동급식기는 저희 집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서 당근으로 보냈습니다.
자동으로 물이 채워지는 물통도 실패했습니다
사료만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물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봤습니다.
물이 줄어들면 자동으로 다시 채워지는 형태의 물통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생겼습니다.
비숑이 물을 먹다가 일정량이 줄어들면 물통에서 물이 내려오면서 소리가 났는데 그 소리가 무서웠는지 놀라서 도망갔습니다.
사람 입장에서는 별것 아닌 작은 소리인데 강아지에게는 다르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결국 편하게 물을 먹으라고 구입한 제품인데 오히려 물을 먹다가 놀라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강아지 용품은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우리 강아지가 싫어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또 한번 느꼈습니다.
결국 비숑은 자율급식으로 바꿨습니다
여러 방법을 사용해 본 뒤 저희가 정착한 것은 오히려 가장 단순한 방법이었습니다.
자율급식입니다.
비숑이 배가 고플 때 조금씩 먹을 수 있도록 사료를 두는 방식으로 바꿨습니다.
말티즈와 함께 생활할 때는 말티즈가 사료를 전부 먹어버리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했던 방법이었습니다.
현재는 비숑이 혼자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비숑은 말티즈와 달리 사료가 있다고 한꺼번에 전부 먹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자기가 먹고 싶을 때 필요한 만큼 조금씩 먹습니다.
그래서 저희 비숑에게는 오히려 이 방법이 잘 맞았습니다.
밤사이에 배가 고프면 조금 먹을 수 있고 아침까지 공복으로 보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줄었습니다.
그 이후로 아침에 발견하던 공복토도 이전보다 확실히 줄었습니다.
모든 강아지에게 자율급식이 답은 아니었습니다
저희 집만 봐도 답이 나옵니다.
비숑에게는 잘 맞았지만 말티즈가 함께 있을 때는 불가능했습니다.
말티즈처럼 사료를 너무 좋아해서 주는 만큼 먹는 강아지라면 자율급식이 체중 관리에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여러 마리를 함께 키운다면 한 아이가 다른 아이의 사료까지 먹어버리는 상황도 생깁니다.
저희 집에서 실제로 그랬습니다.
그래서 강아지 공복토를 줄이기 위해 무조건 자율급식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자동급식기가 잘 맞는 강아지도 있을 것이고 식사 횟수나 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편한 가정도 있을 겁니다.
저희 비숑에게는 여러 방법을 사용해 본 끝에 자율급식이 가장 잘 맞았다는 경험입니다.